잔혹한 각성의 서곡
잔혹한 각성의 서곡
남자들이 득글거리는 살벌한 남고의 풍경 속에서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쌈박질과 주먹다짐, 그리고 매섭기로 소문난 사회 선생님이자 담임인 김혜원과의 애증 어린 인연 사이를 위태롭게 아슬아슬 줄타기하듯 살아가던 평범한 일상의 나날들이, 어느 날 밤 독서실의 차가운 열람실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완전히 박살 나기 시작했으니, 그것은 인간의 이성 따위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다가온 너무도 잔혹하고도 달콤한 지옥의 초대장이었다.
불량배 무리의 짱이라는 민호와의 얽히고설킨 악연 속에서 난데없이 나타나 눈빛 하나로 사람의 목을 뎅그러니 베어버리는 백발의 괴이한 사내 남궁환과 마주쳤던 그 아비규환의 현장을 뒤로한 채, 집에 돌아와 과외 누나인 상연이의 성화 속에서 겨우 잠에 빠져들려던 찰나 창문을 박살 내며 날아든 파편과 함께 세상이 새하얀 섬광에 휩싸이며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눈을 떠 마주한 곳은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음침하고도 축축한 파충류의 굴속이었으며, 내 옷을 갈기갈기 찢어발긴 채 그 거대하고 징그러운 비늘로 온몸을 두른 뱀의 여인 로아디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앞서 목격했던 남궁환의 참혹한 목 짤린 시체와 짐승들에게 뜯어먹히는 비참한 영상의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녀의 딱딱하고도 기괴한 젖가슴을 억지로 입에 물고 빨아야만 하는 굴욕적인 순종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를 비웃듯 로아디는 자신의 좁고 끈적이는 파충류의 음부를 내 얼굴에 사정없이 비벼대며 점액을 묻혔고, 이윽고 내 아래로 올라타 꽉 조여드는 괴물의 속살 속으로 자지를 강제로 삽입당한 채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치욕스러운 성적 유린 속에서 뜨거운 정액을 쏟아낸 뒤 그것을 다시 입으로 핥아 닦아내야 하는 인간 이하의 모멸감을 삼켜야만 했다.
일 년 365일 평온할 줄 알았던 나의 고교 시절은 이미 괴물들의 거대한 음모와 피비린내 나는 각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완전히 침몰해 버렸으며, 한 번의 비참한 굴욕으로 목숨을 건진 채 다시 일상으로 던져진 내 안에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와 함께 언젠가 이 모든 치욕을 몇 배로 갚아주겠다는 뒤틀린 마력의 불씨가 시뻘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