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팔래치아 산의 봄 4
애팔래치아 산의 봄 4
" 난 너에게 숙녀의 신뢰를 저버리라고 하지는 않으마. 그러나 할말은 해야겠구나.
너하고 완다는 네가 척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많이 가깝게 지내고 있어.
네가 나에게 인정할 필요도, 또 그걸 부인할 필요도 없다.
너도 거의 성인이 다 되었고, 일년만 지나면 허락을 얻을 필요도 없이, 원하는 대로 할
나이가 될 것이고. 난 완다가 좋은 여자라고 본다.
그녀는 영리하고, 게다가 빼어난 용모이고.
그녀가 너하고 사귀는 이유는 두 가지 중에 하나 밖에 없을 게다.
첫째로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그녀가 단지 그녀의 욕구를 처리해 줄 누군가를 원한다는
것이야.
두 번째는 그녀가 진짜로 너를 좋아하는 것이지.
만일 첫 번째라면, 너에게 주의를 줘야겠는데, 너는 네가 받을 수 있는 대로 취하고, 너무
그녀에게 애착을 갖지 말라는 것이야.
너 네가 우유 병으로 먹여 키우며 애완 동물로 키웠던 새끼 돼지 기억나니? "
난 아빠가 이 대화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짐작이 안 가서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 너는 그 돼지를 키우면서 재미가 있어했지만, 그러나 내 기억이 옳다면, 그 놈으로
소시지를 만들었을 때, 너는 매우 슬픈 소년이었지.
완다는 성인 여자로 우리 읍과는 동떨어져서 책임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야.
난 그녀가 너를 바라다보는 것도 보았고, 네가 그녀를 바라다보는 것도 보았는데,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더라고.
그녀가 너에 대해 정을 갖고 있고, 그녀가 그냥 내버려두고 떠날 것 같지는 않구나.
그녀에 대한 너의 감정은 어떤 거니? "
난 한동안 아연해 있었다.
아빠는 그 동안에 일어난 일을 모두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속이 상하거나 화가 난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나와 나의 감정에 대해서 염려하고 있는
눈치였다.
나는 완다가 방문했던 첫 일요일에 그가 놀려댄걸 기억해내고는,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작정했다.
" 제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확실치가 않아요. 저에겐 온통 새로운 일이고 더듬고 있는
중이예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전에 누구에게 이런 식으로 느껴 본 적이 없다는 것이죠.
완다도 저에 대해 똑같이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그녀가 나이가 더 많으니,
제가 틀릴 수도 있겠지요. "
" 얘야, 완다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계집이거나, 아니면 그녀가 정말로 너에게 흥미를 갖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야. 내 전 생애를 통해서 꽤 많은 협잡꾼들을 상대해 왔기 때문에,
사람됨에 대해서는 제법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한다.
완다는 틀림없는 진짜 물건이라고 생각해.
그녀는 성인이고 그녀는 선택을 한 거야.
문제는 네가 그 선택을 할만큼 충분히 성숙해 있느냐는 것이지.
만일 아니라면, 누군가는 상처를 입게 될 거야.
너는 내 아들이고, 네가 상처를 받는 걸 보고 싶지 않지만, 그러나 이런, 제기랄, 나는
완다가 좋고, 완다도 상처를 받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
우리 사이에는 침묵이 흐르고, 귀뚜라미의 찌르륵 찌르륵 우는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나는 여름이 지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녀가 여름동안에만 여기 머물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녀가 떠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 거지?
나는 어떻게 되고, 완다는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리가 단지 애인 사이이며 어느 누구도 떠나 버릴 수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떠나갈 수 있을까?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럴 수 있을까?
내가 문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녀가 나를 습격한 거나 진배없었던 것이 월요일
아침이었던가?
아무 말 없이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고,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그녀가 손가락을 내
입술에 대고 나더러 조용하도록 했었다.
그녀는 내가 하려던 말을 두려워했던 것일까?
나는 그녀에게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말하려고 했고, 아마도 내 말이 어떤 것일지
짐작을 했겠지.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가?
만일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그러면 나는 진정한 사랑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아빠, 일이 이렇게 복잡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만사가 간단할 줄 알았는데....
여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그리고 그 후 행복하게 산다고 예상했었죠.
난 한 여인을 만났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고, 그리고 지금 만사가 접시 속의 스파게티처럼
뒤엉켜 있네요. "
아빠는 뱃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터뜨렸다.
" 죠오야, 네가 어른이 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방금 깨달은 것 같구나.
나의 최선의 충고는 이거야.
즉, 네가 옳다고 느끼는 대로 행동해라.
실수를 하겠지만, 그리 많이는 안 할거야.
완다는 그 실수중의 하나는 아니다.
네가 선택한 여자는 아주 훌륭한 여자야.
네가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내 모자를 벗고 네게 칭찬을 하마.
네 비밀은 지켜주지. 네 엄마는 아직 눈치를 못 챘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녀도 알게
될 거고, 만일 그녀의 생각이 나하고 틀리면 내가 그녀를 설득하도록 하마.
이제 자도록 하자, 늦었어. "
그 다음 수주간 완다는 나에게 사진의 어려운 부분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뒤죽박죽 얽혀있는 것만 보이는 곳에서도, 그녀는 사진 소재를 보는 안목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그걸 숲과 나무의 비유를 역으로 해서 설명해 주었다.
나는 숲을 바라보면서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아야만 했다.
이해는 완만하게 찾아왔고, 한동안 시간이 흐른 후에야 한 경치를 두고 쥐꼬리만한 이치를
갖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때때로 우리의 토의는 열을 띄게 되고, 만일 내가 그녀의 의견에 너무 신속하게 항복하면,
그녀는 나를 호되게 나무랐다.
" 네가 만일 언젠가 사진가가 되려면, 네 지론이 있어야 되고, 만일 확신이 있으면 굳게
지키도록 해. 내가 이게 더 좋은 그림이라고 말한다고, 그냥 깜빡 죽지 말도록 해.
나는 너를 확신시키고, 너는 네 생각이 더 났다고 나를 확신시키도록 애를 써야 돼. "
" 난 당신하고 언쟁을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을 화나게 하면 난 마음이 아파요.
난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
수주 동안 그녀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을 그렇게 토해내고 말았다.
그런 말을 하려고 계획했던 것이 아니었지만, 그러나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그냥
새어나오고 말았다.
" 난 이걸 언쟁이라고 생각지 않아. 우리는 단지 각자가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어떤
것에 관해 토론을 하고 있을 뿐이야. 사진 촬영법에 관련해서 나의 감정을 상하게 할 까
봐 염려하지 말라고. 네가 사물을 보는 방법을 바꾸어 주려고 애를 쓰고 있을 때, 나의
감정은 중요치 않아.
때때로 나는 고의로 반대편에 서서 너에게 도전해서, 너로 하여금 우리가 토의하고 있는
대상에 대하여 숙고하게 만들기도 하는 거야. 그걸 명심해.
이제 카메라를 싸들고 집에 가자고, 광선이 부족해. "
우리는 짐을 싸들고 오두막으로 걸어 돌아왔다.
장비들을 갈무리한 다음에, 완다가 소다수를 꺼내 와서, 우리는 현관 테이블에 서로 마주
보고 앉았다.
그녀는 소다수 병을 두 손에 들고서 빙빙 돌리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녀가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나는 잠자코 있었다.
" 죠오야, 넌 조금 아까 나하고 언쟁하기에는 나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했지.
난 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애를 써 왔지만, 그러나 이렇게 됐으니, 도로 집어 담을 수도
없게 됐어. 네가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많고, 만일 네가 알면 나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어. 네가 사랑의 고백을 하기 전에 나의 어두운 측면에 관해 들어 봐야한다고
생각해. 나에 대해 말해 주기를 바래? "
"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진정이었어요.
나는 내 곁에 여기 앉아있는 사람을 사랑해요.
난 당신의 과거에 대해서 아는 게 없지만, 그러나 나에게 말하고 싶으면 듣지요.
그러나 그게 제가 어떻게 느끼느냐를 바꾸리라 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
" 아닐지도 모르지. 그러나 네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 여자에 대해 네가 알기를 바래. "
그녀가 아트, 빌, 그녀의 언니, 그리고 그녀가 체포되기까지의 사건들을 이야기하자,
나는 경청했다.
그녀가 끝내자, 내가 느낀 것은 다만 아트의 배신에 대한 분노뿐이었지만, 그러나 그렇지 않
고서야 그녀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거에 대해서는 그에게 신세를 진 꼴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 완다,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말한 건 아무 것도 제 마음을 바꾸지 못했어요. "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고, 그녀는 내 품안에 안기며, 우리의 입맞춤은 오래
계속되고, 열정으로 가득 차있었다.
" 죠오, 난 너에 대한 내 감정을 부인하려고 무진 애를 썼어.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도 너를 사랑해.
나의 있는 그대로 너의 정해진 짝, 약간 늙었지만, 그러나 충실한 걸프렌드가 될게. "
여름의 사랑
날이 바뀌며 수 주일이 지나가는 동안에, 완다와 나는 로맨스라는 새로 발견한 영토를 탐험
했다.
우리 사이에는 동의하는 것이 많았지만, 그러나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분야도 있었다.
그 차이를 발견하고 서로의 다른 점을 수용하기를 배우는 것은 우리 둘 모두에게 배려와
이해를 하도록 가르쳐 주면서, 또 그 차이는 동시에 자극을 첨가하는 사랑의 양념 역할을
했다.
때때로 우리는 어떤 사소한 일에 대해 뜨거운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그러나 우리가
끝마칠 때는, 그 일은 그걸로 종결이 되었다.
우리는 같은 싸움을 두 번 한 적이 없었다.
폭풍우와 가랑비도 있었고, 바람은 때로는 뜨겁게, 혹은 춥게,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드러운 산들바람으로 불었지만,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사랑의 봄철에 있었고, 봄처럼
따뜻한 햇볕이 쪼이고, 꽃이 만발했다.
내 생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닌 걸로 되어 있었다.
우리 집의 관습으로는 저녁에 별식과 엄마와 아빠로부터의 선물이었다.
아침을 먹은 후에 아빠가 나에게 시내로 같이 가서, 픽업 트럭용 새 타이어를 사자고
했다.
그는 가을 추수에 대비해서 나의 도움으로 정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몇 년 더 지탱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우리는 시내로 몰고 가서 타이어 취급점에 그 픽업 트럭을 세워 놓았다.
아빠와 나는 새 타이어 일조를 골랐다.
그 일이 일단락 되자, 우리는 거리를 걸어가서 자동차 대리점에서 승용차와 트럭을
구경했다.
아빠는 한 픽업 트럭이 마음에 들어서, 우리는 그걸 살펴보며, 장점을 토의했다.
아빠의 농장 작업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 자, 그냥 사 버릴까보다. "
아빠가 불쑥 말을 내뱉었다.
" 아빠, 우리 헌 트럭에 새 타이어를 금방 갈았잖아요.
새 타이어를 단 트럭을 교환하시려고요? "
아빠의 결정이 의심쩍어서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는 펀치를 피하는 걸 빼고는, 그 자리에서 순간적인 충동으로 무슨 일이고 한 적이 없는
분이었다.
" 어째서 헌 트럭을 교환하니? 네가 쓸 수 없을 것 같니? "
나의 회의적인 마음속에 아빠가 한 말의 의미가 스며들 때까지, 나는 아연해서 그 자리에
못 박혀 서있었다.
모든 10대 소년이 가지고 있는 꿈 중에 두 번째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 생일 축하한다, 얘야, 그리고 새 타이어와 라디오는 엄마에게 감사하도록 하고. "
나는 할 말을 잃고, 그 순간 생각 난 것은 그냥 아빠를 껴안는 것뿐이었다.
그는 나의 공공연한 애정의 표시에 당황하면서 말했다.
" 네 포옹은 완다를 위해 남겨 둬라, 안 그러면 완다를 뺐어갈 거야. "
" 고마워요, 아빠. 최고의 생일 선물이에요. "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그 익숙한, 헌 픽업 트럭이 그렇게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경이로웠다.
나는 그 트럭을 일년이나 몰아왔고, 심지어는 운전 면허 시험도 그걸로 받았지만, 그러나
이제 달라진 것이, 그것은 내 소유였다.
완전히 새 라디오가 아무 것도 없던 대시보드 자리에 설치되어 있었다.
나는 라디오를 틀어서 방송국 채널을 훑었다.
음악 방송에 고정시키고는 아빠 트럭의 미등을 따라 농장으로 돌아갔다.
우리가 농장 구내로 차를 몰아가자, 완다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엄마와 완다가 나와서 우리를 맞았고 우리의 새 트럭을 탄복하며 바라보았다.
난 엄마를 포옹하며 선물을 감사했다.
놀라운 일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리가 식당으로 들어서자, 완다가 내 눈을 감기고, 나를 거실로 이끌어 들어갔다.
내가 눈을 떠도 되었을 때, 내 시선에 들어온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실이 기본적인 스튜디오로 변모되어 있었다.
조명등이 있고, 중간색의 배경과 삼각대 위에는 한 대의 4X5판 뷰 카메라가 얹혀져 있었다.
나는 과부하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 생일 축하해. "
완다가 말했다.
그 순간에 압도된 나는 두분 부모님이 지켜보는 데서, 있는 열정을 다하여 그녀에게
입맞춤을 해 주었다.
내가 숨이 차서 고개를 들었을 때, 어색한 침묵이 지배하고 있었다.
엄마가 그 침묵을 깼다.
" 이 모든 것이 사진을 찍는 게 틀림없지, 내가 맨 처음 찍혀 볼까? "
그 어색한 순간이 지나자, 모두다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엄마의 자세를 잡아주고는 부지런을 떨어서 나의 무안함을 감추었다.
완다가 충고를 해 주며 거들고, 몇 분 후에 나는 새 카메라로 첫 사진을 찍었다.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엄마는 특별 점심메뉴를 준비했고, 완다가 생일 케이크를 구어 냈다
후에 우리는 내 픽업에다 장비들을 싣고 몇 마일 밖의 지류에 있는 인기 있는 수영장으로
차를 달렸다.
친구 몇 명이 거기 있었고, 그들의 부러워하는 눈총을 받았는데, 내 생일 선물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나는 카메라를 들고 가서 수영복 차림의 여인과 소녀들의 사진을 찍어댔다.
우리는 물 속에서 수영하고 게임을 했다.
수영에 관련해서는 완다는 조그만 소녀 같았다.
그녀는 가장 용감한 소년과 내기를 해서 가장 높이 매달린 나무 가지에서 다이빙을 하고는
했다.
나는 여자에게 눌려서야 체면이 안 서서, 내 용기를 쥐어 짜내서 그녀를 따라했다.
난 완다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배웠는데, 그녀는 매우 운동에 능해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년들을 수영과 다이빙에서 능가했다.
그녀는 몇 명의 여자애들을 빼놓고는, 거의 모든 내 친구들에게 굉장한 인기를 얻었다.
햄버거 가게에 잠깐 들리고는 우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하루의 흥분된 일과로 지쳤고, 완다는 정중하게 일찍 물러가겠다고 인사했다.
나는 그녀를 차까지 배웅하고, 어둠 속에서 그녀에게 작별의 키스를 했다.
" 멋진 하루, 감사해요. 최고의 생일이었어요. "
난 감사의 말을 하고, 다시 그녀에게 키스했다.
" 내일 건너오면, 나머지 생일 선물을 줄게. "
그녀가 대답하고 나에게 키스를 한 다음에 차에 올라서 가버렸다.
내가 집으로 들어가자, 엄마가 부엌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 앉을래, 죠오야. 할 이야기가 있어. "
난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이 갔고, 엄마가 나를 난처한 지경에 처하게 하는 거는 아닐까,
불안해졌다.
난 부모님을 거역한 적이 없지만, 만일 엄마가 내가 완다를 만나는 것을 금지하기라도 하면,
나는 그녀에게 불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 완다에 관해 서죠, 네? "
" 그래, 죠오. 너희 둘은 공개석상에서 완벽하게 처신해왔어. 다만, 오늘 거실에서의 광경을
빼고는 말이야. 그것도 봐줄 수 있겠지, 순간적인 흥분으로 넋을 잃었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어. 네가 17살이고 너희 둘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막을 수도 없고.
내가 찬성하는 거는 아니지만, 넌 자랄 만큼 자랐으니, 네 스스로 결정을 해야겠지.
시대가 변하고 사람도 달라졌지만, 그러나 뒷공론은 그대로야. 내 말을 이해하겠니? "
" 네, 엄마. 우리도 뒷공론은 원치 않아요. "
" 오늘 완다하고 이야기 해보았는데, 그녀는 분별 있는 여자야. 너 하고 관계된 것만 빼고
말이지만. 난 그녀를 좋아하고 언젠가 나중에 며느리로서 환영하겠지만, 그러나
그때까지는 네가 사람들 앞에서는 완벽한 신사의 도리를 지키기 바래. "
나는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 순간이 되기 전까지는, 나의 작은 비밀이 어느 만큼 긴장을 초래했었는지 몰랐는데,
이제 나는 마치 날아갈 것같이 느꼈다.
새로운 감정이 표면으로 떠올랐는데, 아들이 어째서 어머니를 사랑하는지 그 이유를 깨달은
것이었다.
어머니의 눈으로 보면, 아들에게는 과실이 있을 수가 없는 법, 단지 규칙을 약간 악용할
뿐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서 포옹을 하고 나의 감사와 사랑을 표현했다.
" 엄마,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
" 이해할게 뭐 있니? 완다는 아주 똑똑한 여자이고, 좋은 아내가 돼서 널 평생 바삐
움직이게 만들텐데. 만사를 제쳐놓고, 난 그녀 같은 여자를 휘어잡은 아들이 자랑스럽구나.
완다와 나는 너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단다. "
엄마의 마지막 한마디는 나의 여자에 대한 인식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나는 남성 위주의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그러나 그녀가 한 말은 세상사에 대한 나의 이해에
구멍이 뚫리게 했다.
다음날 완다는 우리가 빌 부부에게 여행을 가자고 제안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그녀의 모교를 방문해 보고, 만일 내가 좋게 생각하면 내년 졸업 후에 입학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우리는 관광객처럼 온통 구경을 다닐 수도 있고, 우리가 연인간임을 감추지 않아도 된단다.
" 빌과 매리는 어떻게 하고요? "
내가 물었다.
" 우리에 관해 그들은 전부 알고 있어. 매리는 내 언니이고 우리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
언니의 말을 쓴다면, 언니는 나를 길들인 남자를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난데.
날 길들인 거니? "
" 그렇지 않기를 바래요. 그러면 당신은 작은 애완견처럼 따분할 텐데. "
" 개는 절대 아니고, 약간 심술쟁이 기는 하지. 그러나 네 말은 이해가 가.
어때, 가고 싶어? "
" 재미있겠는데, 먼저 엄마와 아빠에게 여쭈어 봐야해요. "
" 그거라면 문제없을 거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언제 출발할 거냐는 결정만 남았어.
네 트럭으로 가능할까? 난 가져올 물건이 많고, 픽업을 가져가면 일이 수월해지는데. "
" 가능할 것 같아요. 나에게 주시기 전에 아빠가 손을 본 거니까.
바닥을 집같이 덮을 수 있는 포장물도 있는데, 아빠가 사람들이 못 보게 물건을 실어
나를 때 쓰는 것이죠. 뒤에 설치하면 당신 물건을 위해 안전하고 건조한 공간이 될 거예요.
며칠 내로 떠날 수 있겠네요. "
" 다음 주 어떠니? 빌에게 인화해 줘야할 게 있는데, 우리가 가면 전해줄 수 있잖아. "
" 좋아요. 전 이곳에서 50 킬로미터 이상을 벗어난 적이 없어요. "
" 우리가 달 여행을 갈 때만 빼고 말이지. "
완다가 야릇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며칠 후에 완다는 나를 데리고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구역으로 옷을 사러 갔다.
그녀는 내 평소 차림보다는 더 어른스럽게 보이는 양복 한 벌과 몇 벌의 캐주얼 차림을
골랐다.
그녀의 선택이 현명했는데, 골라준 옷을 걸치자, 나는 그녀의 나이 또래로 보였다.
마침내 대망의 날이 도래하고, 나는 흥분을 가눌 수가 없었다.
너무 일찍 잠이 깨서 아직 어두웠다.
엄마와 아빠가 일어나서 내 물건들을 픽업에 싣는데 거들었다.
엄마가 커피를 끓여서 도중에 완다와 내가 마시라고 보온병을 가득 채웠다.
두 사람은 마치 내가 영영 안 돌아올 것처럼 나를 부둥켜안았다.
그것은 내가 집을 멀리 떠나는 첫 여정이었고, 한 순간 나는 겁이 덜컥 나기도 했다.
나는 농장 마당을 빠져 나오고, 그들은 어둠이 우리 집을 삼킬 때까지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두막집에 차를 가까이 가는데, 이상하게도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었다.
완다가 벌써 일어나서 갈 태세가 되어 있는 것이었다.
" 너도 잠을 설쳤구나. "
내가 문으로 들어서자, 그녀가 말했다.
" 더 일찍 출발하면, 더 빨리 도착하겠지요. 동이 틀 무렵이면, 제가 난생 처음 보는 곳에
있겠네요. "
내가 대답했다.
" 그리고 오늘밤에는 우리가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할거야. "
" 그게 무언 데요? "
내가 물었다.
"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잠이 들고, 내일 아침 난 빈 침대에서 잠을
깨는 게 아니야. "
간간이 작은 도시를 지나면서, 우리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이름 없는 마을에서 아침을 때우고 우리의 여정을 계속했다.
완다는 여행동료로서 재미있었는데, 그녀는 경치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엽서에서 좋게
보일만한 장소를 지적해 내기도 했다.
때로는 내 곁에 바짝 붙어 앉아서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고 나를 놀리는 짓거리를 해대서,
나는 차를 세우고, 그녀를 트럭 뒤로 끌고 갈까 하고 망설이게도 만들었다.
한번은 한적하게 길고 곧게 뻗은 도로에서, 그녀는 옷을 위로 말아 올리고, 그녀의 예쁜
아랫부분을 드러내고는, ' 사진을 찍는 ' 시늉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두 명의 사랑에 빠져있는 주책바가지로, 장난을 즐기고 있었다.
그녀가 운전할 차례가 되자, 나는 그녀에게 내가 받은 고대로 놀려대는 앙갚음을 행했다.
어둑해질 무렵에, 우리는 도로변에 있는 모텔에서 동떨어진 객실을 빌렸다.
나는 내 평생에 누구하고 같이 자본 기억이라고는 도통 없어서, 완다하고 같이 자는 데는
나로서는 어느 정도 적응이 필요했다.
밤중에 나는 여체 구조의 이런저런 부위가 내 몸에 닿아서 눌러대는 바람에, 여러 번 깨게
되고, 자연스럽게 나는 반응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다음날 우리가 다시 여정에 올랐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고, 우리는 아무도 놀릴
기분이, 적어도 그런 종류의 놀리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날 저녁 무렵, 완다는 빌 부부의 집으로 들어가는 차도로 차를 운전해 들어갔다.
그들이 우리를 맞아서 우리의 짐들을 객실 하나에 부리는 데 거들어 주었다.
나는 완다에게 의문의 눈짓을 보냈지만, 완다는 그냥 윙크만 해 주는 것이었다.
우리끼리 되자, 완다가 설명해 주었다.
" 빌과 매리는 네 고장 사람들보다는 좀 개방적이야. "
저녁 식사 후에 우리는 밤이 늦도록 이야기를 했다.
매리와 완다는 서로의 지내온 이야기를 해야했고, 빌과 나도 몇 년동안 만나지를 못했었다.
빌이 맥주를 두루 돌리며, 내게도 한 개를 건네자, 완다가 웃음을 터뜨리고 농을 했다.
" 미성년에게 악습을 가르쳐 주고 있어요. "
" 처제가 죠오에게 가르쳐 준 걸을 감안하면, 맥주 정도는 악습이라고는 할 수 없지.
매리, 당신 그를 조심하고 바지를 입어야겠어. 호색한 당신 동생을 꽉 잡고 있는 걸 보니,
죠오는 절륜남인기보아. "
세 사람이 요란한 웃음바다를 만들고, 나는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웃음이 잦아들자, 빌이 말했다.
" 미안, 죠오. 널 난처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어. 그러나 너는 내가 항상 주장한 바를 증명해
줘서, 내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고. 산 사나이는 최고의 애인이라고 말이지. "
" 난 그 말에는 반대를 못하겠네요. "
완다가 대답하고 나를 다정하게 안았다.
" 언니, 만일 빌 형부가 언니를 똑바로 대접하지 않으면, 죠오를 같이 나누는 것도 고려할
게요, 자매는 항상 같이 나누잖아요. "
나는 그들의 상스러운 대화의 쇼크에서 정신을 차리고, 그 사람들이 아주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 그거에 대해서는 나에게 발언권이 있지 않아요? "
나는 막연한 질문을 던졌다.
" 고맙다, 죠오야. 넌 금방 남성의 자주권에 대해서 한방 매겼어. 우리 나가서 현관에 앉아,
우리끼리 조용히 이야기하자고. 여자들의 헛소문 수다를 들을 필요는 없잖아. "
" 고향에 관한 소문이 아니라면, 당신은 무얼 하려고요? "
빌이 문을 나서는데, 그의 등에다 대고, 매리가 말했다.
빌의 집에서 보낸 첫 밤에 나는 한가지 배운 것이 있었다.
매리나 완다 같은 여자들은 배짱이 두둑하고 자립심이 지독했다.
그들은 자기의 남자를 그만큼 지독하게 사랑하고, 그들의 남자가 그들의 사랑을 마음
내키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주기를 기대했다.
나는 한, 두 가지가 아닌, 여러 면에서 도제인 형편이었지만, 그러나 나는 자진해서 된
도제였고, 내가 사진가가 되려고 배우려는 것과 똑같이, 완다를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빌의 집에서는 모두가 늦잠을, 내 기준으로 늦은,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8시경에 사람들이 기척을 보이기 시작하고, 부엌으로 나와서는 내가 벌써 커피를 끓인 것을
발견했다.
완다가 나의 요리 솜씨에 허풍을 떠는 바람에, 나는 매리의 도움을 얻어서 시골 풍의 아침
음식을 꾸려 냈다.
빌은 그 음식을 깨끗이 비우고는 이게 그가 시골 생활 중에서, 단 한가지 아쉬운 것이라고
선언했다.
매리가 나에게 감사 표시로 포옹을 해주고는 한마디했다.
" 너 언제라도 완다에게 싫증나면, 나에게 전화만 줘. 내 즉시 빌을 버리고 떠날 테니까. "
난 그들의 농담 요령을 터득했는지라, 대꾸를 해주었다.
" 그 제안을 고려해 보지요. 그런데 빌이 명사수라 우리는 항상 뒤를 조심해야할 거예요. "
" 아마 다음 번에 네가 텐트를 치고 깨나면, 매리를 보러 가는 걸 고려해야겠다. "
완다가 심각한 시늉을 하고 맞장구쳤다.
" 부디 그래 줘. 빌은 그냥 깨거든. "
매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 죠오야, 우리 옷 좀 걸치고, 꼴린 여자로 가득 찬 이 집에서 나가자. 다음엔 이 사람들
우리 좆 크기를 비교하려 들 거야. "
그 말은 매리와 완다의 조소를 초래했고, 빌과 나는 옷을 다 차려 입고는, 그는 나에게 그의
영업 장소를 보여 주었다.
그는 집에 사무실을 유지하고, 상품은 차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우리는 인쇄소로 운전해가서 4색 사진과 여러 벌의 카드를 넣은 상자들을 실었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완다와 내가 오두막에서 제작한 인화물인 걸 알아보았다.
우리는 점심시간에 맞추어 귀가했고, 그의 스테이션 왜건에서 짐을 내려놓은 후에 서둘러
점심을 들고서는, 몇몇 스튜디오와의 촬영계획 관련 상담을 위해서 떠났다.
스튜디오 한군데에서는 그 사진가가 전시하고 있는 견본용 사진을 내가 도취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빌이 나를 완다의 조수라고 설명해주자, 그는 그 마지막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 그가
활용한 기법들을 상세히 늘어놓았다.
스튜디오와의 일이 끝나자, 빌은 나를 데리고 한바퀴 돌면서, 그의 고객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비 조합 버스 회사가 군 기지와 시 사이를 왕복하는 계약을 차지하고 있었다.
시내 중심 정거장은 커다란 아케이드에 있었는데, 그 아케이드에는 수많은 작은 상점들이
젊은 군인들이 좋아하는 자질구레한 장식물과 관심품목을 판매하고 있었다.
두 문신 시술원은 벌써 고개들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는 신문 잡지 판매점으로 가서 빌이 나를 그의 동료라고 소개해 주었다.
빌이 주인과 이야기하는 동안에, 나는 뒤쪽으로, 우리가 제작한 품목들이 전시되어 있는
작은 시사실로 어슬렁거리고 들어갔다.
내가 선별해 낸 것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는 완다와 내가 오두막에서 땀을 흘리며 만들어 낸 광택 인화물과 가족 앨범처럼
눈에 익은 사진들로 꽉 찬 장정판 잡지도 있었다.
우리가 떠나서 서점으로 가는 길을 걸어가면서, 빌이 내게 물었다.
" 그 사진 제작하면서, 실컷 구경하지 않았어? "
" 나도 볼만큼은 본 셈이지만, 그러나 잡지나 책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른 일이야.
내가 인화한 사진을 거기에서 보았는데, 이제 누가 갖고 싶어서 살 걸 생각해 봐.
그건 전혀 다른 느낌이야. "
" 제기랄, 죠오야. 너 어쩌면 완다의 말과 똑 같으니.
너희 둘이 함께 어울리는 게 전혀 이상할 게 없군. 그건 그렇고, 축하해.
너 여자에 대한 안목이 보통이 아니네. 완다는 좋은 여자야.
내가 보기에 그녀는 너에게 완전히 뿅 갔더라고.
어떻게 한 거야? "
" 내가 뭘 했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일이 그렇게 된 거야.
우리는 자주 서로 만나다 보니까, 보면 볼수록 우리 사이의 나이 차이가 점점 사그라져서,
별로 중요하지 않게 돼버렸어. "
" 우리 일에 가담해서, 사업 도울 마음 있어? "
" 고등학교 마치는 데 일년 더 있어야하고, 완다와 나는 사진학교에 대해 이야기 중이고.
거기에 대답하려면, 시간께나 걸리겠어. "
" 좋은 대답이군, 그러나 그 제안은 마음에 두고 있어.
나는 완다가 필요하고, 이번 여름이후에는 네가 필요한 걸 알고 있어.
완다 말로는 네가 좋은 사진을 선별하는 안목이 있다고 했어.
내가 지금 팔고 있는 대부분의 사진이 네가 고른 거라며.
사실 말이지, 옛날 사진 보다 잘 팔리고 있거든.
너는 나에게는 안 보이는 걸 볼 수 있다는 이야기지.
너희 둘이 골라 낸 걸 내가 팔 수는 있지만, 내가 상품을 골라야 한다면, 난 거리에 나
앉고 말 거야. "
우리는 서점에 도착했고, 빌이 주인과 이야기하는 동안에,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인이 특별 품목을 유지하고 있는 후실로 나를 안내해 주어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분야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가 볼 기회가 생겼다.
두 개의 잡지가 내 주의를 끌어서, 빌에게 살펴 볼 수 있게 사달라고 청했다.
놀랍게도 빌은 아무 말도 묻지 않고, 돈을 지불했다.
다시 거리로 나가서 우리는 차로 돌아가서 집으로 향했다.
차고는 상자로 가득했다.
우리가 한바퀴 돌아보는 동안에, 매리와 완다는 주문을 집계하고 있었다.
저녁 후에 빌과 나는 몇 건의 납품을 하고 마침내 귀가했다.
빌과 매리는 사무실에서 장부 일을 하고 있었고, 완다와 나는 거실에서 TV를 보았다.
우리는 내가 보낸 그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 주의를 끈 사진에 대해서 토의했다.
나는 너무나 많은 새로운 사물에 접하게 되어서, 나의 마음은 과부하로 윙윙하고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완다가 나를 침실로 데려가서, 그녀 특유의 방법으로 나를 잠재웠다.
다음날 아침 나는 다른 사람보다 몇 시간이나 일찍 일어났다.
커피를 끓여 놓고, 어제 빌이 사준 잡지를 살펴보았다.
나는 차고로 가서 빌의 잡지를 서너 권 뽑아들고서, 다른 것과 비교해 보았다.
그 사진들을 바라보고, 본문을 읽는 동안에 한가지 아이디어가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매리가 들어와서 커피를 한잔 따라 들더니, 테이블로 나와 합류했다.
" 이렇게 아침 일찍 포르노를 읽다니, 죠오야? "
" 짐작 가는 게 있는데, 이 잡지 잘 안 팔리지요, 안 그래요? "
" 어떻게 알았지? 간신히 이익을 내서 계속 팔 정도야. "
" 아이디어가 있는데, 들어볼 래요? "
" 어서 말해봐, 나 귀기울이고 있어. "
매리가 다그쳤다.
" 나체주의자에 관한 잡지를 보세요. 그 사진들은 섹시하지 않지요.
그것들은 옷을 안 입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지만, 그러나 본문을
읽으면, 사진과 결부되어 있어서, 사진과 본문이 함께 어우러져야 조리가 서요. "
매리가 그 잡지를 한동안 살피더니 고개를 쳐들어 나를 보면서 물었다.
" 좋아,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네 논점이 뭐지? "
" 이 잡지를 보고 사진과 함께 있는 본문을 읽어보세요. "
매리는 양순하게 내 지시를 따랐고, 다 읽고 나자 한마디도 하지 않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그 사진들은 섹시해요? "
" 그래. "
" 그 본문이 사진과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어요? "
" 아니, 시도는 했지만, 한 사진에서 그 다음 사진으로는 너무 간격이 멀리 떨어져 있어. "
" 여기 빌의 잡지가 두 권 있는데, 나을 게 없어요.
이야기에 맞추어서 일련의 사진을 촬영한다면 어떨까요?
나체주의자 잡지의 일관성과 포르노 잡지의 섹시한 사진을 갖추게 되지요. "
매리가 잠시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 이런 잡지를 사는 사람들은 섹스 그림을 보고 싶어하는 거지, 기다란 이야기를 읽고
싶은 건 아닐텐데. "
" 장담하지만, 그 동일한 사람들이 역시 만화를 보고, 만화는 본문은 거의 없지만, 그러나
줄거리는 갖고 있어요. "
" 죠오야, 그것에는 반론이 없지만, 그러나 포르노 잡지는 오랫동안 이런 식이었는데. "
" 우마차의 채찍 장수는 부동산 관리 영업을 하다가, 자동차가 출현하자, 그들은 중고차
영업을 하게 되었어요. "
매리는 하도 심하게 웃느라고 커피를 쏟을 뻔했다.
빌이 들어오면서 물었다.
" 무엇이 그리 우스워? "
매리가 진정이 되자, 대답했다.
" 죠오와 오늘 아침 이야기를 하고 난 후에, 난 우리 잡지의 다음 판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려는 참이었어요. 죠오야, 완다를 깨워서 데려와. 편집 회의를 해야겠어. "
한참 시간이 흐르고, 새로 끓인 커피를 소진한 뒤에야, 매리와 나는 내 아이디어에 관해서
빌과 완다를 설득할 수 있었다.
이제 실질적인 문제가 대두되었다.
어디서 사진을 구하느냐 이었다.
완다가 쓸만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모델을 고용해서 이리로 데려와서, 집을 소도구로 써서 촬영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내 장비를 전부 가져왔고, 완다의 말에 의하면, 내 물건으로 사진촬영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표지만 칼라 사진이었고, 그건 그녀의 35mm 카메라로 할 수 있었다.
나는 완다가 함께 일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매리가 잡지 레이아웃에 도움을 달라며,
내 봉사를 요구하자 그 생각은 달라져야 했다.
매리는 일할 때에는 완전 심술이었다.
내가 곧 깨달은 것은 매리가 그 사업 전체의 중심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뜻하지 않게 잡지의 제작과정에 관해 속속들이 배우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