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에 핀 작은 연꽃
하수도에 핀 작은 연꽃
차가운 모텔 방 안, 허름한 침대 위에 중년 사내가 벌거벗은 채 누워 있었다.
그는 마리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도 없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재촉했다.
그만하고 이리 와 눕지.
마리는 아무런 서운함도 없이 능숙하게 옷을 벗었다. 속이 비치는 검정 망사 블라우스, 새빨간 미니 스커트, 검정 망사 스타킹, 검정 브래지어와 팬티까지. 모두 벗어던진 그녀는 알몸 그대로 사내에게 다가갔다.
스물아홉 살. 그녀의 몸은 이미 이십대의 싱그러움을 잃고 축 늘어진 가슴과 탄력을 잃은 엉덩이, 푸석해진 피부, 그리고 완전히 죽어버린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임종을 앞둔 노파처럼 메마르고 지친 모습이었다.
사내는 거칠게 그녀를 침대에 쓰러뜨리고 아직 완전히 발기되지 않은 자지를 억지로 보지 속에 밀어 넣었다. 우악스러운 움직임이 시작되자 마리는 익숙한 교성을 토해냈다.
하앙…… 아아앙…… 좋아요……
그러나 그녀의 보지는 메말라 있었고 애액 한 방울 흐르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천장만 공허하게 바라보고 있었으며 쾌락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사내는 실증이 나서 그녀를 뒤집어 엎드리게 하고 항문으로 자지를 찔러 넣었다.
푹……
마리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찢어지는 고통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항문에서는 피가 흘러내렸지만 사내는 멈추지 않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결국 그는 마리의 항문 속에 뜨거운 정액을 쏟아냈다.
후후…… 거긴 처음이었나 보군.
사내는 웃으며 돈을 남겨두고 사라졌다. 마리는 피와 정액이 뒤섞인 고통 속에서 화장실로 기어갔다. 돌아와 벌거벗은 채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지독한 슬픔의 눈물이었다.
며칠 후, 또 다른 남자 은석이 그녀를 찾았다. 흥신소 탐정인 그는 몇 달간 그녀를 찾아 헤맸다.
고마리…… 맞나요?
마리는 자신의 이름을 듣고 기분 좋게 옷을 벗으려 했다. 하지만 은석이 그녀의 본명 혜진을 부르자 몸이 굳었다.
그는 죽은 연인이 그녀를 찾게 한 사람이었다. 연인은 죽기 전에 모든 것을 주고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
마리는 충격에 휘청거렸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이 막혔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방을 나섰다.
그날 밤, 마리는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 은석은 그녀의 시신을 보며 슬퍼했지만, 마리의 얼굴은 더없이 평화롭고 행복해 보였다. 이 세상에서 찾지 못한 사랑을 저세상에서나마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 삶이 힘들고 외로울 때 은석은 동네 하천이나 하수도에 쪼그려 앉아 작은 연꽃 고마리를 바라본다. 누구에게도 알아주지 못하고 더럽다고 손가락질당해도 조용히 그곳에서 피어 사랑을 주는 착한 꽃. 마리처럼, 고마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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