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가의 명함
모텔가의 명함
작년 여름의 일이었다.
아내가 출장으로 하루 외박을 하게 되자 집 안이 갑자기 텅 비고 허전해졌다. 나는 별다른 할 일 없이 거실 바닥을 뒹굴며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드라이브나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몰고 아파트를 빠져나와 시내 중심가로 향했는데, 무심코 들어선 곳이 바로 모텔가였다.
결혼하기 전까지 이 거리를 자주 드나들며 가끔씩 여자와 뜨거운 밤을 보내던 곳이었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왔지…” 한심한 생각이 들자 시동을 걸고 차를 돌리려는데, 갑자기 중학생처럼 보이는 남자아이가 내 차 창문에 명함 한 장을 끼워놓고 사라졌다. 유리에 짙게 선팅이 되어 있어서 내가 안에 있다는 걸 몰랐던 모양이었다.
명함을 집어 들었다. 출장 마사지 광고였다. 수영복을 입은 여자 사진과 함께 핸드폰 번호, ‘자택 가능’이라는 글귀가 선명했다. 순간 심장이 쿵쾅거렸다.
집으로 돌아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 019-813-8888. 다섯 번쯤 신호가 가고 나서야 연결되었다. 30대 후반으로 들리는 부드럽고 작은 여성 목소리. “출장 마사지입니다.”
목소리가 매우 조용하고 차분했다. 의도적으로 작게 말하는 느낌이 강했다. “저… 요금이 얼마인가요?” “맛사지만 받으시면 선금 7만원이고, 2차 하시면 15만원입니다.”
매우 친절하고 평범한 주부 같은 말투였다. 술집 여자나 창녀 특유의 능글맞은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솟았다. “카드도 되나요?” “카드로 하시면 18만원 정도 생각하셔야 해요.”
“누가 오시나요? 혹시 지금 전화 받으시는 분이 직접 오시나요?” “…네.” “네?” “네. 제가 가요.”
주소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거의 40분쯤 지나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숄더백을 멘 여자가 서 있었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차분하고 단정한 인상. 미시족이라고 하기엔 아직 젊고, 아가씨라고 하기엔 성숙한 매력이 넘쳤다.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그녀는 눈을 잘 맞추지 못하고 발끝만 바라보았다. 아직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씻으셨나요?” “아뇨. 아직 안 씻었는데…” “그럼 샤워하고 나오세요. 준비해 놓을게요.”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들어가자 그녀는 이미 슬립만 입은 채 오일을 꺼내 들고 있었다. “저… 뭐라고 불러야 할지…” “그냥… 아무렇게나 불러주세요.”
농담을 몇 마디 던지자 그녀의 굳은 얼굴이 서서히 풀렸다. “누님은 징그러우니까, 그냥 아줌마라고 불러요.” “알았어요. 와… 몸매가 정말 아가씨 같네요. 가슴도 풍만하고 허리도 잘록하고…”
그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아줌마. 전 1차는 필요 없고 바로 2차로 들어가죠.” “안 되는데… 맛사지 받고 하세요. 안 그러면 제가 죄송해서…” “괜찮아요. 정 미안하시면 좀 깎아주시든지요.”
그녀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럼 10만원만 받을게요. 현금이면…”
나는 준비한 돈 중 10만원을 세어 건넸다. 그녀는 조용히 돈을 받아 들고 슬립을 벗기 시작했다.
그날 밤, 그녀의 몸은 예상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뜨거웠다. 4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탄력 있는 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리고 쭉 뻗은 다리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서로를 탐하며 깊은 쾌락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조용하고 수줍은 태도와 달리 침대 위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그날 이후로도 가끔 그 번호로 전화를 걸게 되었다. 아직도 그 번호는 내 폰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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